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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3.20 경주 숭덕전 춘향대제

2024.03.21

 신라 시조 박혁거세 왕의 제향을 받드는 ‘경주 숭덕전 제례’가 지난해 경상북도 무형문화재으로 지정된 이후 첫 번째 춘향대제로, 20일 숭덕전에서 성대하게 봉행됐다.

 


지난해 11월 제례 종목으로는 유일하게 경상북도 무형문화재 제51호로 지정된 이후 처음으로 봉행된 이날 춘향대제는 (사)신라오릉보존회 주관으로 봉행됐으며 많은 시민과 관광객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거행됐다.

이날 박낙규 신라오릉보존회 총재를 비롯, 이철우 경상북도 도지사, 주낙영 경주시장, 김석기 국회의원, 박준현 경북신문 대표이사 회장, 각 왕릉별 전·현직 참봉, 박씨 후손 등 1500여 명이 참석해 어느 때보다 많은 후손들과 유림이 각지에서 참석했다. 또 문화재청 문화재전문위원들도 참석해 이번 제례에 큰 관심을 표명했다.

일 년 중 가장 큰 규모의 대제인 이날 초헌관에는 이철우 경상북도 도지사, 아헌관은 박몽용 화남그룹 회장, 종헌관은 박기태 숭덕전 참봉이 각각 헌관직을 맡아 숭덕문, 조흥문, 홍살문을 경유해 숭덕전에 입전하는 것을 시작으로 제향을 올렸다.

 

 

이날 제례 봉행은 무형문화재 지정 과정에서 복원한 제례 절차, 복식, 음식 등을 따라 준비하고 진행돼 무형문화재로 전승되도록 재현했다. 

 

‘경주 숭덕전제례’는 신라시대부터 이어져 왔으며 조선 성종대 ‘국조오례의’에 수록해 성문화하고 향과 축문을 내려 경건하게 향사토록 하는 등 국가 차원에서 관리됐다.

임진왜란으로 사묘가 전소됐다가 경주 유림을 중심으로 중수했고 1723년(경종 3년) ‘신라시조묘’는 ‘숭덕전(崇德殿)’으로 사액돼, 후손 2명을 참봉으로 선출해 숭덕전과 시조 묘역수호 활동을 지속함으로써 국가의 제례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제례복은 조선말 제복으로 경주부윤 종 2품의 관품에 맞춰 초헌관의 제복을 착용하고, 춘향대제의 제례음식에는 생물을 올리며 양(염소)과 돼지는 직접 잡아 서로 마주 보게 진설한다. 

 

 

무형문화재 보유단체인 (사)신라오릉보존회는 ‘숭덕전사’를 발간해 제물 목록과 준비 과정, 홀기, 축문 등 제례 봉행과 관련된 사안들을 기록화하는 등 전통을 지키며 제례 문화의 명맥을 유지하는 데 힘써왔다.


이날 초헌관인 이철우 경상북도 도지사는 축사에서 “숭덕전 제례의 무형문화재 지정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숭덕전 제례는 현대인들이 신라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이어온 전통 제례를 보존·계승하고 이해하는 모범적인 제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천년 역사를 유지한 신라의 정신을 본받아 미래 경북의 오천 년을 위해 국가적 위기인 저출생 극복에도 앞장서자”고 강조했다.


박낙규 신라오릉보존회 총재는 인사말에서 “이번 춘향대제는 전국의 500만 성손이 염원하던 숭덕전 제례가 도지정 무형문화재로 등록된 이후 처음으로 봉행되는 참으로 뜻깊은 행사”라면서 신라왕손으로서의 긍지와 투철한 숭조 정신으로 성손들이 힘을 합해 더욱 도약하자고 말했다.
 

이날 제례를 지켜본 김무진 무형문화재 위원은 “본래 제례의 원형에 매우 가깝게 봉행됐고 많은 준비를 통해 정성을 들여 치른 대제였다. 특히 핵심적 요소인 ‘행례’를 차례대로 잘 지켰고 헌관과 모든 집사들이 제복(祭服)을 갖춰 원형에 가까웠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들 현재에 대한 정체성을 조상을 통해 확인하게 되는 자리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