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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언

제목
장모님의 약주( 장길수 님 / 전남 여수시 문수동 )
작성자
관리자
내용
30년 전에도 고혈압으로 쓰러져 뇌수술을 받았던 
예순의 누이가 얼마 전 또 뇌수술을 받았다. 
처음 누이는 암인 줄 알고 수술조차 받으려 하지 않았는데, 
정밀검사 결과 다행히 단순한 물혹이었다. 
간단한 수술이었지만, 누님의 건강 때문에 수술 날짜가 자꾸만 미뤄졌다. 
지난 수술로 머릿속에 철심이 있었던 데다 
고혈압에 신장까지 좋지 않았던 것이다. 
그리고 어렵사리 시작한 수술이 예정시간을 넘겨 
2시간이나 길어지면서 가족들은 애가 탔다. 

그러면서 다들 아흔을 바라보고 계신 어머님께 
말씀 안 드리길 잘했다고 생각했다. 
이 사실을 여든아홉 어머니께 말씀 드렸다가 
혹시나 딸이 어찌 되지나 않을까 하는 염려로 
큰 충격을 받으시겠다 싶어 숨겨 왔던 것이다. 

얼마 뒤 수술이 잘 되어 누님이 퇴원한 뒤 
그 동안의 이야기를 어머니께 말씀 드렸다. 
이야기를 전해 들은 어머니는 서운해 하시며 
눈물을 한없이 흘리셨다. 
그리고는 딸의 모습을 직접 보지 않고는 
죽었는지 살았는지 믿지 못하겠다며 
한사코 누이를 만나야겠다고 하셨다. 

어머니 건강이 염려가 되면서도 결국 
덕양 시골 누님 집까지 조심조심 모셨다. 
누님의 얼굴과 몸은 퉁퉁 부어 있고 
큰 수건으로 머리를 휘감고 있었다. 
누님도 누님이었지만 오랜 병간호로 
매형도 많이 지쳐 있었다. 

딸의 모습을 알뜰살뜰 살펴 보고 만져 보신 어머니는 
사위 얼굴을 한번 쳐다보시고는 
다시 눈물을 지으시며 한참을 말을 잊으셨다. 

잠시 후 마음의 안정을 찾은 어머니는 웃옷을 벗으시더니 
허리춤에서 뭔가를 꺼내 누이에게 건네셨다. 
옛다. 이거 미경 아비 주어라. 

아! 그것은 여러 가지 약초를 소주에 담가 만든 약주였다. 
그 동안 병약한 딸을 잘 보살피고 아껴 준 사위에게 전하는 
늙은 장모의 마음이었다. 

우리에게서 이야기를 처음 듣던 날 손수 약초를 사시고 
씻고 닦아 바로 술을 담그셨단다. 
우리 어머니 얼마나 정성을 들이셨을까? 
사위 손 꼭 잡고 고맙네 한마디 못하시는 우리 수줍음 많은 어머니, 
그 소주 한 병에 얼마나 큰 고마움을 담으셨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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